2010. 3. 31. 20:51

사람의 아들, 예수


꽃미남, 훈남이 우상이 되어버린 것은 어쩌면 요즘 시대만의 특징이 아닐런지도 모른다.

여러 성화(聖畵)에서 예수는 호리호리한 체격에 하얀 피부, 빛나는 후광에 꽃미남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사진은 여러 해 전 영국 BBC 방송국에서 복원한 예수의 얼굴이다.

우리가 머리속에 그리는 이미지와는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다. 꽃미남과는 거리가 먼, 구릿빛의 피부에 우락부락한 모습이다.

이 그림에 대한 나의 첫 느낌은 임꺽정, 백정, 탄광 노동자 등등의 이미지였다.

공생애를 시작하기 전 갈릴리의 목수 였을테니 아마도 탄탄한 근육의 다부진 몸매였으리라.

내가 꽃미남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일까? 나는 이 그림의 예수가 너무나 친근하고 좋다.


신촌에서 대학을 다니던 시절, 기분이 우울할 때나 각종 시험의 스트레스가 마음을 짓누를 때

루스 채플에 가서 혜촌 김학수의 그림을 보며 마음을 다스리고는 했다.

학동 옷을 입은 어린 예수, 두루마기를 입고 말을 타고 조선의 가난한 농촌을 다니며 헐벗은 농민들에게 천국 복음을 전하는 예수.

십여년전 봤던 영화 "사라피나"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우피 골드버그가 학교의 어린이들에게 묻는다.

"최초의 인간 아담의 피부는 무슨 색이었을까요?"

하얀색, 검은색, 누런색 등등의 아이들의 대답 속에 우피 골드버그는 말한다.

"아담의 피부는 아마도 녹색이 아니었을까요?"


갑자기 슈렉이 떠올라 혼자 미친듯 실실 훗음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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