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2 21:18

우리 가족 신종플루 잔혹사

12월 26일 토요일 새벽 40개월 딸아이 고열 발생. 해열제 먹고 열 내림

12월 28일 월요일 아내 감기 증세 발생

12월 29일 화요일 아내 고열 발생. 신종플루 검사. 나도 감기 증세 나타남.

12월 30일 수요일 새벽 딸아이 다시 고열 발생. 09시, 아내 신종플루 양성 확진. 딸아이 신종플루 검사.

12월 31일 목요일 새벽, 5개월반 아들 고열 발생. 09시 딸아이 신종플루 양성 확진. 아들은 진료의뢰서를 첨부하여 강남 세브란스에서 11시에 신종플루 검사 실시. 해열제주사 투여후 열 내림. 잠시 귀가. 오후 5시에 아들 신종플루 양성 확진. 병원에 입원. 아내는 보호자로 함께 병원 생활 시작. 딸아이와 둘만의 생활 시작됨

2010년 1월 1일 금요일, 본인 신종플루 음성 판정. 잠복기일 수 있으므로 의사의 권유에 따라 타미플루 투약 시작함.

 

2009년의 마지막과 2010년의 시작을 신종플루와 함께 하고 있다.

차라리 양성 판정이면 좋았을 것을 나혼자 음성인 것이 왠지 배신자가 된 듯한 기분이다.

플루 양성인 40개월짜리 딸아이와 하루종일 집에서 함께 보내는 게 여간 힘든게 아니다.

세 끼 밥 챙겨 먹어야 하고, 사이사이 간식 먹여야 하고, 놀아줘야 하고, 빨래도 해야하고, 약도 꼬박꼬박 챙겨 먹어야 한다. 먹는 약 종류는 뭐 이리 많은지... 어른이야 타미플루 캡슐을 물과 함께 삼키면 그만이지만 40개월은 한 알 보다 작은 양을 설탕 시럽을 만들어서 녹여서 먹여야 한다. 다른 가루약과 달리 타미플루는 상당히 쓰다고 한다.  

그나마 딸아이가 엄마 없이 아빠와 지내는 생활을 의연하게 잘 견뎌주고 있다. 고마울 따름이다.

 

신종플루 라는 단어가 주는 공포심만 제외하면 그냥 여느 감기와 다를게 하나도 없는데 멀쩡한 가족이 이산가족이 되어 버렸고 생활이 완전히 망가져 버렸다. 하지만 아이의 생명을 담보로 모험을 할 수 없기에 뭔가 속는 듯한 느낌을 애써 감추며 힘든 생활을 견뎌 나가고 있다.

 

이 힘든 시간들이 어서 지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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