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27. 16:41

이런 내가 되어야 한다

이런 내가 되어야 한다

신경림

일상에 빠지지 않고
대의를 위해 나아가며
억눌리는 자에게 헌신적이며
억누르는 자에게 용감하며
스스로에게 비판적이며
동지에 대한 비판도 망설이지 않고
목숨을 걸고 치열히
순간 순간을 불꽃처럼 강렬히 여기며
날마다 진보하고
성실성에 있어
동지들에게 부끄럽지 않고
자신의 모습을 정확히 보되
새로운 모습으로 바꾸어 나갈 수 있으며
진실한 용기로 늘 뜨겁고
언제나 타성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며
모든 것을 창의적으로 바꾸어 내며
어떠한 고통도 이겨낼 수 있고
내가 잊어서는 안될 이름을 늘 기억하며
내 작은 힘이 타인의 삶에
윤기를 줄 수 있는 배려를 잊지 말고
한 순간도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역사와 함께 흐를 수 있는
그런 내가 되어야 한다


===


대학교 새내기 시절부터 지갑속에 가지고 다니는 詩.

그 때는 지은이가 누구인지 몰랐었는데

후에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신경림 시인의 시로 알려져 있다.

시대가 어수선하다보니

오랫만에 다시 읽는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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