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14. 22:21

그곳으로 - 김광석,안치환

대학에 입학해서 처음으로 배운 노래.
농활 가는 버스안에서 앞에 나와 마이크 잡고 불렀던 기억이 난다.
그때만 해도 시대의 아픔을 공감하며 함께 아파했었는데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고민의 폭은 글로벌하게 확대되었지만 공감의 깊이는 오랜 가뭄에 바닥을 드러낸 우물같다.
카드에서 매달 월드비젼으로 빠져나가는 돈 몇만원에 시대에 대한 내 빚을 나름대로 갚고 있다고 자위하며,
처자식 먹여 살리는 일에 지고지상의 가치를 부여하며 그 외의 일은 애써 외면하려 한다.
하긴... 맨정신으로는 참 견디기 힘든 세상이다.

안치환의 노래로 알고 있었는데 유튜브에서 화질과 음향은 별로이지만 희귀한 영상을 발견하였다.

그곳으로 - 김광석 안치환



그곳으로

언제나 슬픔 속에 마음 아픈 사람들
그 누구의 사랑없이 사는 사람들

그늘속에 가려진 빛 없이 어두운 마음
사랑을 바라는 외롭고 쓸쓸한 마음

어느누가 그들의 아픈 마음 알아줄까
어느 누가 그들의 슬픔을 느끼나

이땅 어느 곳에 웃음이 있을까
하늘 아래 어느곳에 행복이 있을까

그들 모두를 웃음짓게 할수 있다면
그들 모두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면

나는 가리라 그곳으로 웃음이 넘치는 그곳으로
행복이 가득한 곳으로 가리라 그곳으로 가리라

끝없이 무언가를 찾고 있는 사람들
하염없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들

구름속에 감춰진 나의 밝은 빛이여
바람처럼 가버린 무심한 나의 사람이여

어느 누가 그들의 눈망울을 바라보나
어느 누가 그들의 기다림을 아는가

이땅 어느 곳에 웃음이 있을까
하늘 아래 어느곳에 행복이 있을까

그들 모두를 웃음짓게 할수 있다면
그들 모두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면

나는 가리라 그곳으로 웃음이 넘치는 그곳으로
행복이 가득한 곳으로 가리라 그곳으로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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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14. 21:47

나의 노래

나의 노래

박종화

내 노래가 좋아서 듣고 싶다면
지금 곧 가슴을 열어 순결하게 외쳐보리다.
거치른 바람따라 소리없이 떨어져
다시 썩어 썩어져 그대 거름 돼보리다.

내 노래가 좋아서 부르고 싶다면
지금 온 몸으로 그대 창을 들으리다.
스산한 겨울밤에 흰눈처럼 내려와
떨리는 숨결에도 밤지나 울어예는 그대 함성 기억하리다.



우연히 책꽃이에서 오래된 노래집을 하나 발견했다.
제목이 광석이형님의 노래 가사를 따서 "나의 노래는 나의 힘"이라 붙여져 있고
표지에는 위에 적은 시가 한편 적혀 있었다.
대학 새내기 시절, 공대 노래패였던 "활천"에서 공연을 하며 묶어 낸 노래집이다.
책에 실려있는 노래들을 살펴보며
그동안 너무 오래 잊고 있었던 주옥같은 노래들을 발견한 기쁨과 더불어
당시의 치열했던 고민들이 16년이나 지난 지금, 오히려 더 생생하게 살아있고 여전히 유효하다는 현실이
너무나 가슴아팠다.

내가 좋아했던 노래들을 다시 찾는 작업을 해 보려 한다.

자, 그럼 시작은 광석이형님의 나의 노래로...

두바퀴로 가는 자동차, 나의 노래

2009. 12. 12. 21:19

등심 햄 만들기 3 - 훈연, 포장

냉장고 안에서 이틀을 건조 후, 이제 훈연을 시작한다.
일명 "해바라기"라고 부르는 찜기에 벗나무 톱밥을 수북히 담고
분무기가 없어 손으로 대충 물을 흩뿌려 준다.



브리켓 5개에 불을 붙여 톱밥위에 올려준다.
어두워 잘 안보이기도 했고 귀찮기도 해서 제대로 확인을 안했는데
불이 제대로 붙지 않은 아래 시커먼 브리켓 두개는 결국 불이 꺼져버렸다.



차콜 그레이트를 올리고 그 위에 기름받이를 올려준다.



쿠킹 그레이트 위에 꾸덕 꾸덕 마른 등심 두 도막을 가지런히 올려주고 뚜껑을 덮어 훈연을 시작한다.



오후 8시부터 훈연 시작. 톱밥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온도는 55도를 유지하고 있다.



훈연 4시간 경과 후 자정 무렵에 나가서 확인을 해보니 연기도 계속 잘 피어오르고 온도도 유지되고 있다.
뚜껑을 열어 확인해보니 브리켓 3개만 타고 있고, 톱밥은 아직 절반도 타지 않았다.
그냥 3개만 사용하기로 결정하고, 브리켓 위치를 다시 조정해 준 다음 방으로 들어와 잠을 청한다.

다음날 오전 5시에 알람에 맞춰 일어나 나가서 확인을 해보니 그릴이 차갑게 식어있다. 브리켓은 전소했고, 톱밥은 찜기 가장자리 부분을 제외하고는 거진 다 탔다. 찜기를 오무려 톱밥을 가운데로 모으니 아직 남아있는 불씨가 다시 살아나며 연기가 조금씩 다시 나온다. 톱밥 타는 시간으로 봐서 자정부터 대략 서너시간은 더 훈연한 듯 싶다.

훈연을 종료하고, 쿠킹을 위해 브리켓 12개에 불을 붙여 투입한 시간이 오전 5시 30분. 출근 준비를 하려면 한시간 안에 쿠킹을 마쳐야 한다. 그릴 온도는 100도까지 올라 유지되었다.

6시 30분에 쿠킹을 종료했다. 출근 시간에 쫓겨 고기 내부 온도가 몇도까지 올라갔는지 체크해 보는걸 잊었다. 어차피 아내가 촉촉한 생 햄을 그냥 먹는걸 즐기지 않아서 항상 구워먹는지라 쿠킹 온도가 그리 중요하지는 않았다. 



모양을 위해 묶었던 면실을 제거. 참 빛깔과 모양새가 좋다.



이제 냉장고에 넣어서 하루이틀 더 숙성을 해야 한다. 숙성시간 동안 훈연향이 고기 깊숙히 퍼지고, 고기 조직도 단단해져 칼질 하기가 수월해 진다. 원래는 젖은 소창 (얇은 면으로 된 천)으로 감싸고 랩으로 싸서 넣으라고 하는데, 소창이 없어 그냥 통채로 진공포장하여 넣었다.



포장을 위해서 냉장고에서 꺼낸 모습. 단면을 잘라보니 아주 훈연이 잘 되었다.



사람들은 보통 얇게 슬라이스 해서 포장을 하지만, 확실히 그렇게 하면 더 멋은 있지만, 그냥 한번에 먹을 만큼씩 덩어리로 썰어서 포장하기로 한다.



시식할 한 덩어리만 남기고 진공 포장을 했더니 이만큼 나왔다. 지인들에게 선물할 것과 2주일 이내 먹을만큼은 냉장고에 넣어 놓고, 나머지는 냉동실에 얼리기로 한다.



시식을 위해 썬 햄. 꼭 참치 회같다. 날로 그냥 먹기에는 쿠킹이 좀 덜 된 듯 싶다.



그리들 위에 올려 구워서 접시에 담고 아내와 딸을 불러 함께 시식을 해본다. 짭조름하게 간이 잘 되었고, 훈연향도 고기 깊숙히 잘 베어 있다. 훈연제로 벗나무는 처음 써 봤는데, 향이 꽤 훌륭하다. 개인적으로는 포도나무 향이 더 좋아하지만, 커다란 마대자루 하나 사놓은 벗나무 톱밥을 다 사용하기 전까지는 다른 훈연제 구할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한다.




- 일지 -

2009. 11. 30. 23:50 염지 시작

2009. 12. 07. 21:30 세척 시작

2009. 12. 07. 23:30 냉장실 건조 시작

2009. 12. 08. 23:50 건조중 실묶기 작업 실시

2009. 12. 09. 20:00 건조 종료, 훈연 시작

2009. 12. 10. 05:30 훈연 종료, 쿠킹 시작

2009. 12. 10. 06:30 쿠킹 종료. 냉장 숙성 시작

2009. 12. 12. 13:00 개별 진공포장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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